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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엔진부품 전문업체는 미국의 유명 자동차 회사로부터 오스테나이트 함량이 10% 미만인 스텐레스강을 재료로 하는 연료공급펌프 제작을 의뢰 받았지만, 결국 그 기준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부품 수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오스테나이트가 국내 X-선 회절기로 측정했을 때는 10% 미만의 함량이었지만, 미국에서 측정한 함량은 10% 이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예에서 보듯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하는 대일 또는 대미 부품소재 부문에서 국내 업계는 기술 장벽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는 측정에 사용되는 인증표준물질 제조 기술이 미국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금속 등 모든 물질은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의 원자배열을 갖고 있어, 이를 알아내면 물질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때 활용하는 장치가 X-선 회절기로, 물질의 종류를 파악하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장비입니다.

X-선 회절기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교정을 통해 측정 정확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X-선 회절기의 교정을 위해 사용하는 표준물질이 없어 측정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KRISS가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의 입자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 재료측정표준센터 김용일 박사팀이 사람의 지문처럼 물질의 종류를 파악하는데 필수장치인 X-선 회절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개발한 실리콘 인증표준물질과 김용일 박사

이번에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이용해 X-선 회절기를 교정하면 물질의 원자배열 값을 1/10000 수준까지 정밀하게 측정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밀하게 값을 측정하면 물질의 혼합물 및 화합물의 구분뿐만 아니라 결정 내부의 변형이나 결함구조분석, 촉매 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인증표준물질은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실리콘을 이용했고, 제조한 분말의 입자는 2~10 마이크로미터 크기입니다.

연구팀은 덩어리 형태의 실리콘을 1만 분의 1mm까지 분쇄할 수 있는 '제트밀'(Jetmill)이라는 분쇄기를 활용해 이를 잘게 쪼갠 후, 다시 매스실린더를 활용한 자연낙하법으로 맨 밑바닥과 윗부분의 입자는 제거하고 난 뒤 가운데 부분의 원하는 입자만을 얻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얻어낸 입자는 마지막으로 1000℃ 이상의 열처리 과정을 거쳐 인증표준물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매스실린더를 활용해 1g의 실리콘 입자를 얻기 위해서는 약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데, 시행착오 끝에 균일한 상태의 실리콘 입자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활용해 X-선 회절기를 교정하는 모습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내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센터,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연구 시험기관을 비롯해 산업체, 학교 등에 공급하고,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에도 수출할 계획입니다.

이번 인증표준물질 개발 성공은 해마다 늘고 있는 부품소재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앞으로 국내 부품소재 업체의 수출뿐만 아니라 신소재 개발 능력제고,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시에도 신뢰성 향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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