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섬을 찾아다닙니다.
여행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엄두를 못내 보고만 있던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걷어냅니다.
또 세상과 떨어져 숨어 있던 이야기를 캐어내 훌륭한 기록을 남깁니다.
이렇게 섬과 세상, 사람과 사람을 연결합니다.
그래도 한 번으로는 그저 여행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 섬에 최소한 세 번은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섬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민을 한 명이라도 더, 한 번이라도 더 만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섬청년탐사대입니다.
2월 27일 관매도에 상륙한 섬청년탐사대. 이번이 2차 방문.
이곳은 진도에서 다시 한 시간 넘게 배를 타고 가야하는 관매도입니다.
새벽길을 달리고 달려 한낮에서야 도착했습니다.
가져온 도시락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숙소를 마련하자마자 쉴새 없이 이동을 시작합니다.
산책로가 오솔길이 되고, 길은 점점 좁아져 마치 무인도의 원시림을 지나는 것 같습니다.
마침내 성벽처럼 둘러진 절벽 사이로 해안이 보이는 곳에 도착한 이들, 그리고 눈 앞의 모습에 저절로 터지는 탄성들.
사람이 찾아올리 만무한 이곳에 양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해양쓰레기가 끝없이 펼쳐진 모습때문입니다.
인간의 부산물을 파도와 바람이 거부한 흔적.
과연 저것을 맨손으로 다 치울 수 있을까?
생각도 잠시, 모두들 거대한 쓰레기더미 위로 올라가 자루에 담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작업.
가져온 자루가 동나도록 치웠지만 처음 그대로와 별반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제 그만’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시 수십 장의 자루, 이번에 더 커다란 자루가 왔습니다.
또 몇 시간이 흘렀을까, 조금씩 보이는 원래의 모습.
늘어나는 쓰레기자루만큼 해변의 기암과 모래가 제 자리를 찾습니다.
모두들 먼지를 옴팡 뒤집어썻지만 그들은 자기의 모습 대신 깨끗해진 섬을 보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마침내 해질녘이 되어 그럴듯하게 돌아온 해변을 보는 사람들.
그들은 섬청년탐사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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