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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신년사>

2012년 용(龍)의 해인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용의 해중에서도 60년만에 한번 찾아오는 흑룡의 해라고 합니다.
임진년(壬辰年)의 임(壬)자가 '검은색'을 의미하고, 진(辰)자는 용을 뜻 합니다.
용은 황제나 임금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이며, 일반적으로는 용기, 비상, 희망 등을 상징 합니다. 그래서 '용띠 해'는 '힘찬 도약'을 연상하게 합니다.
지난해 국가연구개발의 총괄 컨트롤 타워인 '국과과학기술위원회'가 출범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고의 섣부른 판단보다는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우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미래상과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판단됩니다.
더욱이 지난해 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하여 동북아 안보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으며 또한, 올해에는 총선 및 대선 등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한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과학기술계 내부의 변화에서부터 정치 경제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가 예상되는 시기에 가장 우선시 돼야 할 부분은 굳건하게 흔들림 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입니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에 소속된 기초연 직원 여러분들은 내일 당장 어떤 변화가 있건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신뢰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변화나 어려움을 과감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진취적 용기'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초연이 임진년 용의 해에 용처럼 힘찬 도약과 비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올해는 기초연의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 분석과학 선도기관,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이라는 3대 발전목표를 구체화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신규 장비도입 및 운영을 계획에 맞춰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150억원을 투자해 '연구용 휴먼 MRI'를 도입하는 사업은 지난해말 3T(테슬라)급 연구용 휴먼 MRI 구축을 완료하고, 올해 말까지 7T급 장비 구축도 마무리 할 계획입니다. 또
 180억원을 투자해 2014년 구축이 완료되는 '차세대 융복합 나노분석시스템'은 올해부터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연구원 역사상 가장 큰 예산인 270억원이 투입되는 '바이오 전자현미경 사업' 역시 2015년 완료를 목표로 빈틈없이 추진됩니다.
연구장비 자체 개발에서는 2014년 개발이 완료되는 '초정밀 열영상 현미경'을 비롯하여 'ECR이온원을 이용한 입자빔 가속장치' 개발 등도 차질 없이 진행됩니다.
이밖에도 장기적으로는 GHz급 NMR 도입, 21T FT-ICR MS 개발 추진과 함께 융합바이오 이미징센터, 고자기장 연구센터 등의 설립도 보다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분석과학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도 그 기반이 한층 더 탄탄해 질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우리 기초연은 분석과학분야 세계 15개국의 석학들이 참가한 '2011 분석과학기술 국제심포지엄'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분석과학분야의 선도기관임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도약대에 올라섰습니다.
또한, 국가사회문제해결형 연구과제로서 200억원이 투자되는 질량분석기반 초고속 분자진단의료시스템 개발, 55억원 규모의 세포칩 기반 생체모방형 단백질 네트워크 탐색기술 개발, 40억원이 투자되는 첨단과학수사분석기술 개발 사업, 그리고 기초연 최초의 R&D 고유사업으로서 올해부터 5년간 총 235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재난대응분석체계구축사업' 등은 우리 연구원이 가진 분석역량을 토대로 하는 중요한 사업으로서 명실상부한 분석과학 선도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또한 충남대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분석과학기술대학원(GRAST)'을 통한 분석과학기술 분야의 인재양성과 분석과학기술을 국내외에 알리는 분석과학기술 학술지 JAST 역시 제 3호를 발간하며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이라는 최종 발전목표는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 분석과학 선도기관이라는 2개 발전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함께 완성될 것입니다.
또한 국가 R&D 연구장비 예산심의를 지원하는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의 역할과 '엑스사이언스'와 '주니어닥터'로 대표되는 기초연의 과학대중화 사업 등이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이라는 발전목표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연구자와 일반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친근한 연구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이밖에 금년에는 지난해 베트남 IMBC, IMS, VAST와의 국제협력을 통한 기초연 국제지역센터의 설립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소 ''데모크리토스'와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치 대학' 그리고 미국 '메사추세츠 의과대학'과의 MOU 등  올해에는 보다 실질적인 국제협력을 통해 우수 연구성과물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해는 과학기술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연구원 직원 여러분은 더욱 더 맡겨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변화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진취적 의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도약의 용띠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올 한해는 직원 여러분 모두 흑룡처럼 욱일승천하시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2012년 1월 2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박 준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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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건강과 직결되어있는 단백질이 체내에 어떻게 분포되고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기술은 우리 인간의 유전자 전체를 분석하는 기술은 갖고 있지만, 아직 우리 몸의 전체 단백질을 이해할 만큼 발전하지는 못했다.
인간은 약 2만~3만 개 정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수십 만 종류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각각의 단백질은 생성과 변형, 소멸을 반복하고 있으므로, 우리 몸 안의 단백질 상태를 정확히 분석해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 단백질을 분석하는 방법은 분석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분유 멜라민 사건 때의 단백질 함량검사와 같이 시료 안의 단백질 총량을 분석하기도 하고, 혈액 내에 알부민과 같은 특정 단백질의 농도를 조사하여 건강을 체크하기도 한다.

특히 프로테오믹스 (proteomics, 단백질체학) 분야에서는 첨단 질량분석기로 시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단백질의 종합적인 분석을 실시한다.
단백질간의 양적 차이를 알아내는 정량분석은 특정 단백질로 인한 질병의 원인과 발생 경로를 분석하거나, 개발한 신약이 인체 내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등 질병 진단과 치료 목적에 사용된다.
또한 동물이나 식물의 원산지에 따라 단백질 분포가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을 활용해 각종 동?식물의 원산지 추적에도 활용된다.

이러한 프로테오믹스 연구에서는 대량의 실험 데이터로부터 수많은 종류의 단백질 정보를 도출해내는 계산 작업이 수반된다. 대량의 단백질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정보기술을 단백질 정보학이라 한다.

단백질체 정보학의 연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실험 데이터로부터 가능한 많은 단백질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에 관한 연구이다.
첨단 분석장비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부터 지금까지 발굴되지 않았던 새로운 단백질 정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생물, 화학, 물리학, 수학, 전산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이 동원된다.
둘째로 실험에서 얻은 단백질 정보의 신뢰성을 판별하는 연구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첨단 장비 및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대량의 실험 데이터는 연구자가 데이터를 하나하나 살펴보기에는 역부족이다.
생산되는 데이터에서 신뢰성있는 데이터만을 가려내기 위하여는 통계학, 전산학 등을 활용한 데이터 유의성 및 신뢰도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셋째는 단백질 정보들을 다른 생물정보와 연결하여 생체 내에서의 단백질의 기능을 밝히는 방법에 대한 연구이다. 생물학 특히 분자생물학, 생화학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결과물들을 서로 연결하면 새로운 생물학적 사실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단백질체 정보학은 이처럼 여러 분야의 과학이 융합된 연구 분야이다.
인터넷과 데이터베이스의 발전으로 수많은 정보들이 우리 손 안에 쥐어져 있으며, 이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기술을 구사하면 생명현상의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앞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를 위하여, 그리고 생명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많은 유능한 젊은이들이 단백질체 정보학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기를 기대한다.

<권경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질량분석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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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는 SQUID가 있다?!
 
그렇다면 기초연이 수조에서 오징어를 사육한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SQUID는 오징어라는 뜻도 있으나 다른 의미로서 초고감도로 자성을 측정할 수 있는 초전도 양자간섭계(SQUID, 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라는 뜻이 있다.

2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아주 얇은 절연체를 만들어 접합한 것을 죠셉슨 소자라고 한다.

죠셉슨 소자를 포함한 초전도체로 고리(ring)를 만들어 고리 속으로 자력선을 통과시키면 양자간섭효과에 의해 매우 미약한 자성을 검출할 수 있다.

이 원리로 자기장의 고감도 검출소자로서 초고감도 자속측정기기(SQUID)를 만들어서 실용화 되어 있다.

SQUID의 감도는 ~10-18 T(테슬라) 의 미약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는 감도가 있다.

대표적인 전자기적 미약신호인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신호는 ~10-13T 정도이다.

생체에서 발생되는 자기신호를 지구 자기장과 비교해 보면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 신호는 대략 10억분의 1 정도이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SQUID를 이용한 미소자성 측정장치로서 나노소자, 자성물질, 초전도체, 생체자성물질, 최근 새로운 정보저장 매체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핀소자 등 각종 물질, 재료의 개발과 관련하여 0.3K의 극저온에서부터 400K 의 고온의 온도영역 사이에서 자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K : 켈빈,  절대온도 0 K = -273.15 ℃)

초전도체의 발견으로 이와 같은 미약 자기장의 측정 뿐 아니고, 고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영구자석은 ~ 1T, 전자석으로는 ~ 2T 정도를 얻을 수 있다.

무냉매 전도냉각형 초전도자석

초전도자석은 이보다 높은 자기장을 얻을 수 있으며 현재 20T 이상의 고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다.
초전도자석은 액체헬륨 등의 한제로 냉각해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냉각기술의 발전으로 한제를 사용하지 않는 무냉매 전도냉각형 초전도자석으로 고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

초전도자석으로 고자기장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이제까지 자기장을 잘 활용할 수 없던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자성을 가지지 못하는 물질에도 물리적 또는 화학적 방법으로 자성입자를 붙여서 원하는 물질을 짧은 시간에 간단히 분리해 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분리하기 매우 어려운 고가의 극미량 물질도 자기분리방법으로 선택적으로 간단히 분리해 낼 수 있으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긴 시간에 걸쳐 분리되던 물질도 자기분리법으로 단시간에 분리정제할 수 있다.

환경 오폐수의 처리에도 넓은 침전조, 화학약품 처리 등  폐수처리에 수십 시간이 소요되나 자기분리법으로 작은 공간과 물리적인 방법과 최소한의 화학물질 사용으로 불과 1 시간 이내로 처리가 가능하여 시간단축을 함으로 경제적 친환경적인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식물의 성장 또한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자성이 약한 상자성체, 반자성체를 고자기장 안에서 자기부양 시킬 수 있으며 자기장을 이용한 화학반응의 제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재료의 합성 등이 가능하다.

'고자기장 자기분리시스템'을 설명하는 김동락 부장.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무냉매 전도냉각 초전도자석시스템으로서 냉매의 공급없이 수 일 또는 수 십일의 기간 동안 안정적인 고자기장 환경에서의 각종 자기장 연구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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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2011년 토끼의 해인 신묘년 (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호랑이처럼 용맹스럽게 달려가겠다던 말씀을 드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 인사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지난해 우리 과학기술계는 염원하던 국가연구개발의 컨트롤 타워를 세울 수 있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정부는 비상임 위원회였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행정실무 위원회로 개편하는 것을 구상해, 최근 법안 통과 후 실질적인 추진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G-20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로 우리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다만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한 피해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올해 기초(연)은 고유 미션인 '기초과학 진흥'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 분석과학 선도기관,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이라는 3대 발전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보다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보다 탄탄히 하기 위해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약 600억원을 투자해  '연구용 휴먼 MRI 설치' '융복합 in-situ 나노 분석시스템'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등을 도입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세계최고의 의생물 전용 첨단 전자현미경으로, 올해부터 5년에 걸쳐 구축하게 됩니다. 분해능 0.12 nm(나노미터, 1 nm=10억분의 1 m)를 구현함으로써 나노-바이오 융합연구 및 뇌과학 연구 등에 핵심장비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7 테슬라급의 연구용 휴먼 MRI는 고해상도의 MRI 영상을 제공해 뇌  연구를 비롯 각종 의과학 연구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융복합 in-situ 나노 분석시스템은 미래형 나노물질 분석 및 개발 연구에 필수적인 물리, 화학적 기초연구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새롭게 구축되는 첨단 연구장비와 더불어 함께 개발될 새로운 분석법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향한 비밀의 문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기초(연)은 지난해 펨토초 다차원 분광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한데 이어, 비파괴 분석 등 다양한 물질분석에 활용되는   'ECR 이온원을 이용한 입자빔 가속장치'와 반도체 및 기타 정보소자 결함분석 등에 활용될 '초정밀 열영상 현미경' 등 연구장비의 직접 개발도 계획에 맞춰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초(연)의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는 국가 R&D 연구장비 예산심의 지원을 통해 지난 4년간 약 445억원의 국가예산을 절감하였고, 향후 지원시스템을 고도화하여, 국가 R&D 예산 절감에 더욱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대형연구시설구축 로드맵' 제작을 완료해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15년간 국가차원에서 건설하거나 업그레이드할 69개 대형 연구시설 도출을 완료하는 등 국가 연구장비 대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게 됐습니다.

충남대와 공동으로 운영중인 '분석과학기술대학원(GRAST)'을 통한 분석과학기술 분야의 인재양성이 올해부터는 결실을 맺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GRAST는 교수 인력을 27명으로 확충했고, 학생수도 석사과정 42명, 박사과정 8명으로 크게 확대했습니다. 또한 분석과학기술을 국내외에 알리는 SCI급 학술지로 육성중인 분석과학기술 학술지 JAST는 지난해 말 제 2호를 출간하는 등 계획에 맞춘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초(연)의 분석과학 능력 향상과 GRAST를 통한 인재양성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가며 '분석과학 선도기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 과학기술이 '연구장비의 전쟁'으로 불리울 만큼 연구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 과학기술계는 단일 연구에서 다학제간 융?복합 연구로, 추격형 연구에서 선도형 연구로의 변화 요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들의 귀결점은 바로 응용 및 개발연구에서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 개발로의 방향 정립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들에 발맞춰 기초(연)은 국내외 우수연구자들과 함께 '방문연구자 지원', '산학연공동연구', '국제공동연구' 등 열린 경영을 통해 '기초과학연구 거점기관' 이라는 발전목표를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새해에는 기초(연) 전직원을 포함해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위축됐던 가슴을 펴고, 자신이 과학자라는 것을, 그리고 국가의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정부 출연(연)의 직원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난해 호랑이의 용맹함으로 달려왔다면 올해는 토끼처럼 조용히 내실을 다지고, 연구개발과 출연(연)의 위상강화라는 측면에서 튼실한 결실을 얻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올 한해 원하시는 큰 뜻을 이루시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1년 1월 3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박 준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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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세포막 단백질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이에 따라 슈퍼박테리아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확보됐습니다.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는 대표적인 병원성 감염균의 하나로, 면역체계가 약해진 환자나 중증 화상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요 사망 원인균입니다.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



특히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는 최근 관련 연구자 사이에서 항생제 내성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기존 세균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모든 항생제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슈퍼박테리아 중 하나로 급부상하는 중입니다.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는 다른 균으로부터 각종 유전자를 획득해,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카바페넴 등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진다고 합니다.
또 이 외에도 여러 세포막 단백질의 발현과 조절을 통해 병원성 및 항생제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에 대해 인간은 보다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으로 대처함에 따라 결국 어떠한 항생제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생명과학연구부 김승일 박사팀과 경북대 의대 이제철 박사 연구팀은 새로운 슈퍼박테리아로 급부상중인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의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세포막 단백질을 발굴하고 그 기능을 규명했습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생명과학연구부 김승일 박사

경북대 의대 이제철 교수














이에 따라 현재 발표된 대부분의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는데요.

연구팀은 국내 주요 병원 입원 환자로부터 항생제 내성이 있는 ‘아시니토박터 바우마니’를 추출 한 뒤, 이 균의 세포벽과 세포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막단백질의 특성을 단백질체학 기법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단백질체 분석법을 통해 발굴된 세포막 단백질



이번 연구결과는 슈퍼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기전의 규명과 슈퍼박테리아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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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토 초는 1조 분의 1초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짧은 시간입니다.

1 펨토 초는 대략 빛이 0.3 마이크로미터를 움직일 때 걸리는 시간입니다.

분자와 원자 세계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입자들의 움직임, 생체 내에서 효소가 분자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일은 펨토 초 단위에서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광합성이 일어날 때 엽록소가 에너지를 전달하는 시간은 약 350 펨토 초입니다.

사람이 인식하기도 어려운 이 짧은 시간에 식물은 빛을 받아 에너지로 바꾼 뒤 저장합니다.

또 효소가 유기물에 산소를 붙이는 시간은 약 150 펨토 초,
수소 원자에서 전자가 원자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 펨토 초입니다.

펨토 초 동안 벌어지는 이런 물리, 화학,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할 때 주로 쓰이는 것이 펨토 초 레이저입니다.

펨토 초 레이저는 대략 10~50 펨토 초 동안만 켜졌다 꺼지는 펄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깜빡깜빡하는 펄스를 분자나 원자에 쏘면 이 펄스는 펨토 초 시간 동안만 분자를 만나게 되며 반사되거나 투과된 빛에는 분자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교차편광구조와 헤테로다인 측정 기법을 이용한 펨토 초 진동 광학 활성 측정 장치 개략도


바꿔 말해 펨토 초 만에 찍어 내는 카메라인 셈 이며 펄스를 연사하면 펨토 초라는 ‘찰나’의 시간 동안 분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담은 ‘동영상’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펨토 초 레이저를 이용해 생체분자의 3차원 입체 구조를 분석하는 데 유용한 극초고속 광학 이성질체 측정법과 계산법이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체 물질이나 합성 신약들은 광학 이성질체로 되어 있습니다.

광학 이성질체가 원형 좌편광 또는 우편광 된 빛과 차등 상호작용하여 빛의 흡수 차이 또는 속도 차이를 발생시키는 광학활성


따라서 새로운 신약의 생체 반응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차원 광학 이성질체 구조를 분석 측정하는 기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특히, 생체반응 중 수반되는 분자의 빠른 구조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초고속 시분해능이 겸비된 구조 분석 장비가 필요합니다.

시분해 광학 활성 측정의 중요성



그런데 기존의 분석 방법들은 근본적인 측정 원리의 한계로 인해 시분해능이 길게는 수 시간에 달하는데, 이는 분자들의 움직임에 비해 무한히 느린 시간입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한주 박사팀과 고려대 화학과 조민행 교수팀은 최근 공동으로 생체분자의 3차원 입체 구조를 1조 분의 1초 시분해능으로 관찰할 수 있는 펨토 초 광학 이성질체 측정법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한주 박사

조민행 교수



이는 실험적 측면에서 기존의 극미세 신호 및 시분해능 한계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극복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이론⋅계산적 측면에서 분자역학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 새로운 시간 상관 계산법을 개발하였으며, 실험과의 정량적 일치를 통해 방법의 타당성을 입증했습니다. 

시간 영역 광학활성 측정 및 계산법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적절한 들뜸-탐침 방법을 연동해 생체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체분자의 구조 다이나믹스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연구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단백질 접힘-펴짐 현상이나 DNA-단백질 결합 등과 같은 생체 내 근본적인 생화학 반응 및 비대칭 화합물들의 화학 반응의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의약(high-throughput screening) 및 재료과학에도 널리 사용될 전망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Accounts of Chemical Research 지(IF=18.203) 학술지에는 12월 21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논문명 : Infrared Optical Activity : Electric Field Approaches in Time Domain)



*용어설명*

□ 광학 이성질체 / 광학 활성 

사람의 왼손과 오른손은 서로 거울상입니다.
이 둘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공간상에서 완전히 포개어 겹쳐질 수 없습니다.

분자들 중에도 마치 사람의 왼손과 오른손처럼 그 거울상과 서로 포개질 수 없는 것들, 즉 3차원 입체 구조가 서로 다른 것들이 있는데 이를 광학 이성질체라 합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광학적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즉, 광학 이성질체는 원형 좌편광 또는 우편광 된 빛(진행함에 따라 그 편광 방향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빛)과 서로 다른 상호작용을 하여 빛의 흡수 차이 또는 속도 차이를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성질을 광학 활성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광학 활성은 분자의 3차원 입체 구조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분자역학 시뮬레이션 / 시간 상관 계산법

실험에서 측정된 분광 스펙트럼으로부터 분자의 구조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분자 계산을 통한 비교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계산법에서는 기체상의 분자에 대해 양자역학적 계산을 수행하기 때문에 용매 분자(용질 분자를 둘러싸고 있는 분자)의 영향이 고려되기 힘듭니다.

반면, 분자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시간 상관 계산법에서는 용매 분자와 용질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고려된 분자들의 궤적을 펨토 초 단위로 계산한 후 광학 활성과 관련된 물리량들의 시간 상관 함수로부터 스펙트럼을 획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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