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대부분 일부일처 사회구조이며, 침팬지는 다부일처의 성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후손을 만드는 난자의 소유 경쟁이 불필요한 반면 침팬지 사회는 한 마리의 암컷에 대하여 여러 수컷들이 다발적으로 교미를 하는 성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난자의 소유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이러한 사회구조의 차이로, 침팬지가 인간보다 암컷의 난자 소유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우수한 정자를 만들기 위한 생리적 욕구가 훨씬 강하게 작용해 왔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침팬지의 서로 다른 성문화가 진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자생물학적 근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박홍석 박사
이번 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박홍석 박사 연구팀이 주도하고 일본 국립바이오의학연구소와 동경대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박홍석 박사팀은 인간과 침팬지를 확연하게 구별 짓는 중요한 특징이 생리적 활동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침팬지 수컷의 정소에서 1933 종류의 유전자 정보를 발굴해 인간과 침팬지의 정소기능(정자생성력, 운동력, 지구력, 수정력 등)과 관련된 유전자들을 포괄적으로 비교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인간과 침팬지의 정자 생성 및 정자 기능에 관련된 50% (39/78개) 유전자에서 유전자 구조 및 유전자 정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특히 정자의 숫자, 정자의 운동속도 및 지구력과 밀접한 관련성이 깊은 3개 유전자(CD59, ODF2, UBC)에서 침팬지만의 특이적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인간과 침팬지에서 다른 조직과는 달리 정소에서 유전자 변이가 큰 원인은 인간과 침팬지들이 갖고 있는 뚜렷한 생리적 차이, 즉 전혀 다른 성문화의 방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과 침팬지의 성문화의 차이는 유전자 변화에 영향을 주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과 침팬지의 생태적, 기능적 차이를 만드는데 공헌하였을 것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최초로 규명한 정소관련 유전자 정보는 향후 선천성 남성불임의 원인규명 등 정자의 기능과 관련된 남성의 비뇨기 질환 진단 및 치료연구를 위한 원천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체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 학술지 'Functional & Integrative Genomics' 4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습니다.
(논문명: Major chimpanzee-specific structural changes in sperm development-associated genes)
<연 구 개 요> 인간(호모사피언스)은 지구상의 어떤 생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도로 발달된 두뇌 능력과 함께 섬세한 손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학을 발전시키고 문명사회를 이룩하였다. 21세기 생명과학기술은 인간의 30억 DNA 염기(유전체) 해독과 동시에, 지구상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는 침팬지의 유전체를 규명하였다. 이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의 하나로 생명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생명현상 조절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유전자 (gene)의 변화'이다. 성 문화는 인간과 침팬지 사회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본 연구는 인간과 침팬지의 생리적 현상의 차이가 인간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인간과 침팬지 정소에서 생성되는 유전자의 변화를 포괄적으로 조사하였다.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조상에서 분화하여 독자적으로 진화한 500만년 동안에, 놀라운 능력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일까? 후손을 생성하는 일은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갖고 있는 원초적 본능이다. 본 연구에서는 인간과 침팬지에서 만들어지는 정소의 기능관련 유전자를 비교분석을 통해 인간과 침팬지를 포함한 동물간의 성(性)문화의 차이가 정소의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의 변이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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