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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은 500∼650℃의 고온에서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입니다.

공정 특성상 플루토늄의 단독 회수가 불가능해 핵확산 저항성이 뛰어나고, 회수한 핵물질을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 소멸시킴으로써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은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선진 핵연료주기 기술로 꼽힙니다.

관련 기술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이 실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7년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시작한 이래 최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적으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의 평화적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실현을 위해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공학 규모로 모의할 수 있는 시험시설 'PRIDE(PyRoprocess Integrated inactive DEmonstration facility)'를 오는 5월 완공하고 연내 운영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PRIDE는 파이로 일부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실증 시험하던 기존 시설과 달리 파이로의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을 연간 10톤을 처리하는 공학 규모로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설입니다.

이를 통해 산화물 연료 투입부터 최종 우라늄 잉곳(ingot, 괴)와 폐기물 고화체 제조까지 종합적 모의 시험 및 평가가 가능합니다.

PRIDE는 모의 사용후핵연료의 전처리-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제련-염폐기물 재생 및 고화 등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integrated system)을 공학 규모로 원격 시험하게 됩니다.

3층 건물 규모의 PRIDE에는 1층에 공기 분위기 셀이 배치돼고, 2~3층 통합 공간에는 체적 1,260 ㎥의 대형 아르곤(Ar) 분위기 셀이 설치됐습니다.

또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및 염폐기물 처리장치 등 기본 공정장치들은 2층의 아르곤 셀 내에 위치하고 있고, 아르곤 셀 내에 수용되지 못하는 장치들이 1층의 글로브박스 내에 설치됐습니다.

PRIDE 내부의 대형 아르곤 핫셀과 원격 조정 장치

PRIDE 내부의 대형 아르곤 핫셀과 원격 조정 장치

PRIDE 시설 내외부 사진 및 조감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06년 연간 0.2톤을 처리하는 실험실 규모의 파이로프로세싱 시험시설 'ACPF(Advanced spent fuel Conditioning Facility)'를 구축하고 사용후핵연료 전처리 공정 및 전해환원 공정 등 파이로프로세싱의 단위 공정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이번에 PRIDE가 가동되면 ACPF 운영을 통해 획득한 공정별 핵심 기술을 근간으로 공정별 성능, 공정간 연계 운전성, 원격 운전성, 유지 보수성 및 핵확산저항성 등을 종합 평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실용화 규모 파이로 공정 구축을 위한 설계자료 생산 및 설계 최적화를 수행함으로써 파이로 기술의 완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담당할 전망입니다.

또 PRIDE는 실제 사용후핵연료 대신 감손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해서 시험하는 'inactive' 시설로, PRIDE를 이용한 연구와 함께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active' 연구를 병행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게 됩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PRIDE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의 고효율화-고용량화를 추구하는 한편,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자료를 확보함으로써, 오는 2020년까지 파이로의 기술성, 경제성, 핵확산저항성을 검증하고 이후 국민적 동의를 거쳐 실증시설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파이로프로세싱 개념 및 공정 안내도


 <파이로프로세싱>  

1. 사용후핵연료란 무엇인가?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가 전기 생산을 위한 수명을 다해 더 이상 핵연료로서의 능력을 상실할 때 이를 원자로에서 배출시키고 난 후를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에 장전되는 핵연료는 우라늄 산화물 형태로, U-235 농축도가 약 3.5 %이며 나머지 약 96.5 %의 우라늄은 핵분열을 하지 않는 U-238로 구성돼 있다.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약 3년 동안 전기 생산을 하고 난 뒤 방출되는데, 방출된 사용후핵연료에는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 플루토늄이 약 1.2%, 우라늄보다 무게가 무거우며 방사선을 많이 내는 동시에 방사선을 방출하는 반감기가 수 만년에 이르는 미량의 핵물질[Np, Am, Cm 등]들이 약 0.2%, 그리고 방사선은 그리 많이 방출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 자연으로 침투해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반감기가 수십만 년에 이르는 요오드-129 및 테크네슘-99이 약 0.1 %, 그리고 방사선을 방출하는 반감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많은 양의 방사선을 방출해서 너무 뜨거워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세슘과 스트론튬이 약 0.5%, 그밖에는 핵분열에 참여하지 않은 잔여 우라늄을 포함하여 안정원소가 약 98%가 함유돼 있다.
따라서 사용후핵연료는 핵연료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2%의 원소들로 인해 사람들이 직접 취급하거나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생활환경에서 안전하게 격리시키던가 아니면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위험성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2. 사용후핵연료 관리, 무엇이 문제인가?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관리하고 처리하는 것이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인지 여러 나라들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다.
프랑스의 경우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을 이용하면 상당한 기간 동안 인류가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겨온 반면, 미국은 플루토늄이 핵무기급 물질로 전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사용후핵연료의 그 어떤 형질 변경도 수용하지 않고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도 형질 변경을 하지 말도록 권고해 오고 있다.
또한 핀란드는 사용후핵연료를 이미 수명을 다한 쓰레기로 판단해서 지하 500~1,000 m의 깊은 땅속(심지층)에 묻어 버려 우리의 생활환경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면 사용후핵연료가 지니는 위험성이나 핵물질 전용과 같은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이 세계 각국은 다양한 형태의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대해 연구 중에 있으며, 그 최종 결정은 기술에 대한 검토가 끝난 후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직접처분 하는 방식을 택할 경우, 누적되는 사용후핵연료의 양만큼 처분장을 계속적으로 증설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인류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지 50년이 흐르다 보니 국가별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도 상당량에 달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로 세계 각국이 원자력 발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누적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기존의 처리/관리 방법이 아닌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필요성이 시급하게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원자력 선진국들은 환경친화적이고, 핵확산 위험성이 없는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  파이로프로세싱은 무엇이며, 우리가 선택할 최선의 기술인가?

3-1. 기존의 재처리 기술
  일반적으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은 보통명사로 '재처리(reprocessing)' 라고 불리고 있다.
이 기술은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분리해 낼 수 있어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모두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의 확대는 아무리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곧 핵무기 제조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 기술의 추가 확산을 우려하고 방지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 오고 있다.
  재처리 기술은 사용후핵연료를 질산에 용해시켜 수용액 상태로 만든 다음 여기에 녹아있는 여러 원소들을 TBP라고 부르는 유기용매와 접촉시켜 원하는 원소 즉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유기용매 쪽으로 추출해 내고 이를 다시 질산 용액과 접촉시켜 원하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개별 분리해 내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사용후핵연료에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순수하게 개별 분리 회수할 수 있지만 그 밖의 원소들, 즉 반감기가 길고 방사선이나 열을 많이 방출하는 원소들은 별도 처리하지 않고 유리 재료와 혼합하여 유리화 폐기물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유리화 폐기물은 궁극적으로 영구처분을 위해 임시로 관리하고 있는 저장소에 저장되고 있다.
  이 기술은 핵무기급으로 전용이 가능한 순수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 이외에도 사용후핵연료의 전체 관리 측면에서도 실익이 별로 없는 기술로 판단되고 있다.
최종 폐기물에 반감기가 수십만 년에 이르는 원소와 열을 다량으로 방출하는 원소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처분장의 공간을 줄이거나 폐기물의 관리 기간을 단축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등 원자력 선진국은 환경친화적이면서도 핵확산저항성을 갖춘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개발을 제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3-2.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기술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은 20년 전부터 고온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근원적으로 순수한 플루토늄을 분리할 수 없으며, 핵무기 제조에는 전혀 전용될 수 없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또 이 기술은 500 oC 이상의 고온에서 소금을 용융시킨 것과 거의 흡사한 용윰염 상태에서 전기를 이용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의 또다른 장점은 사용후핵연료의 문젯거리인 반감기가 길고 방사선을 많이 방출하는 원소들을 한데 묶어 그룹으로 분리할 수 있으며, 분리한 후에도 소규모 저장이 용이해 필요시 이들 원소들이 우리 환경에 더 이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소멸 처리시키기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는 점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핵심은 고온의 용융염 매질에서 전기를 이용해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것으로, 첫 공정은 사용후핵연료를 금속 물질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이 금속 물질에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반감기가 길고 방사선을 많이 방출하는 미량의 핵물질 군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를 다시 앞서와 유사한 고온의 용융염 매질에서 전기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우라늄만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가 있다.
그런 다음 다시 전기를 이용해서 잔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포함한 미량의 핵물질 군을 함께 회수하게 된다. 이같은 공정의 특성상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종전의 재처리 기술과 달리 플루토늄의 선택적 분리 가능성이 근원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어떤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각 물질들이 지니고 있는 전기화학적 특성 등으로 인해 우라늄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핵물질도 단독적으로 분리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파이로프로세싱으로 회수해낸 핵연료 물질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고속로에서 전기를 생산하면서 모두 안정한 원소로 변환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가 지니는 위험성은 모두 없애버릴 수 있다.
그리고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융염 폐기물은 거의 대부분 재생되어 폐기물로 버리지 않고 원래의 공정 시스템으로 순환시킬 수 있다. 핵확산 위험성이 없고 환경친화적인, 21세기형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법인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개념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4. 파이로프로세싱이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실용화되면 사용후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경우에 비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규모를 100분의 1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만 확보하더라도 앞으로 100년 이상은 사용후핵연료 관리라는 골치 아픈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큰 혜택은 이 기술이 고속로와 결부될 때 고준위 폐기물의 관리기간을 수십만년에서 수백 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지질학적 예측 가능 범위 안에서 처분장 부지를 선정 할 수 있는 등 고준위 폐기물 관리의 안정성이 대폭 높아지게 되며, 이로 인해 후손에게 핵 쓰레기를 대물림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현존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가장 핵확산저항성이 뛰어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갈망하는 국제사회의 여망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며, 또한 전체 공정이 간단해서 상업화에 성공하면 경제성 또한 경쟁력이 높아 개발의 부가 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보충설명>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개발했다는 표현에 대해

재처리(reprocessing)는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분리해낼 수 있는 기존의 습식 재처리 기술(PUREX 공법)을 지칭하는 용도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97년부터 개발해온 파이로프로세싱(pyrocessing)은 기존의 재처리 기술과는 근본적으로 원리가 다를 뿐 아니라, 핵무기 전용 우려가 있는 재처리와 달리 어떤 방법으로도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추출해낼 수 없도록 공정을 설계해 핵확산저항성이 보장된 신기술입니다.
따라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기존의 재처리 기술과 혼동되는 것을 막고 우리 원자력계의 사용후핵연료의 평화적 재사용 의지를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파이로프로세싱을 '재처리'가 아닌 '재활용(recycling)'이라는 용어로 구분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설을 구축'했다는 표현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구축한 PRIDE는 이미 배포해드린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시설이 아니며, 천연 우라늄보다도 방사능 준위가 낮은 감손 우라늄을 사용해서 만든 모의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해서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을 시험하는 시설로, 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향후 2020년까지  PRIDE를 이용한 기초 원천 단계의 연구개발을 수행할 예정이며, 이 시설은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이 전혀 아니므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설'로 지칭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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