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피부를 탱탱하게 만드는 물질로 잘 알려졌지요.

그럼 왜 그럴까요?

보톡스가 몸 속으로 들어가면 에너지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스네어(SNARE)'를 절단해버립니다.

그러면 소포가 세포막과 융합하지 못하면서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막고요. 이는 근육의 수축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와 피부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작용하는 것입니다. 

2013년 노벨상의 주인공 '스네어(SNARE)'

'스네어(SNARE)' 단백질은 생체막 융합 현상에 가장 기본적인 작동 기계로, 제임스 로스먼(James Rothman), 랜디 셰크먼(Randy Shekman) 등이 1980년 대에 발견했습니다.

스네어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 등의 주요 물질이 자루 모양의 지질막인 소포(vesicles)에 담아 마치 택배처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소포의 막을 열어 세포막과 융합하고 물질을 분출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NSF 단백질'이 작용해 스네어 단백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우리 몸 안에서는 이런  작용이 쉴새 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단백질 등의 물질이 공급되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임스 로스먼, 랜디 셰크먼, 토마스 쥐트호프 등은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스네어 단백질과 NSF는 발견된지 30여 년이 지났음에도 NSF 단백질이 스네어 결합체를 어떤 방식으로 분해하고 재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하버드 대학에서 만든 세포내부의 모습을 재현한 영상 'The inner life of the cell' 중 세포 내부 골격 구조, ATP 결합, 걸어가는 키네신 이동 등을 표현한 부분입니다.  풀 영상은 여기로!

세계의 가설 뒤집은 KAIST 윤태영 교수

KAIST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 연구팀은 NSF 단백질이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해 세포수송을 지속시키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끝난 후 NSF가 SNARE 단백질 복합체를 한 번에 분해하는 모습. 분해된 SNARE들은 다시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일으키는데 이용됨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끝난 후 NSF가 SNARE 단백질 복합체를 한 번에 분해하는 모습. 분해된 SNARE들은 다시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일으키는데 이용됨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NSF가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할 때 끈을 조금씩 푸는 것처럼 점진적인 과정으로 진행되고, 따라서 하나의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하는 데 연료 역할을 하는 유기화합물인 ATP가 수십 개가 필요할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었습니다.

ATP는 생체 단백질들의 연료원이 되는 물질로, 구성된 인산이 떨어지면서 ATP가 ADP로 변하면서 화학 에너지가 발생시키는데요. 세포의 여러 단백질들은 이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맡은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윤태영 교수는 단분자 형광 기법과 자기집게 기술(magnetic tweezers)을 사용해 위 가설을 반박했는데요.

윤태영 교수는 단백질에 형광 염료를 달아 분자에서 나오는 신호를 파악하고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ATP를 주입하면 NSF가 마치 매듭의 양 끝을 잡고 당기면 한 번에 풀리듯 스프링처럼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스네어 결합체 전체를 단번에 폭발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양한 단분자 생물물리 기법을 이용한 NSF/α-SNAP 에 의한 SNARE 복합체 분해 연구. NSF가 SNARE 복합체를 풀어내는 모델. 다양한 단분자 생물물리 기법을 이용한 NSF/α-SNAP 에 의한 SNARE 복합체 분해 연구. NSF가 SNARE 복합체를 풀어내는 모델.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스네어 단백질이 신경세포 간 통신과 인슐린 분비 등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관련 연구는 물론 보톡스 등 피부미용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규명된 NSF는 근육의 이동이나 단백질 분해, DNA의 복제 및 이동 등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AAA+ 단백질 그룹에 속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에 따라  NSF와 비슷한 구조의 AAA+ 단백질 그룹이 함께 동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생물 현상 이해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물리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최고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여러 대사질환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윤태영 교수 연구팀의 류제경 박사, 민두영 박사, 나상현 학생 등이 주도했고, 고등과학원의 현창봉 교수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라인하르트 얀(Reinhard Jahn) 교수팀,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팀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지 3월 27일자에 게재됐습니다.

 

  용 어 설 명

세포 수송
세포 안에서 특정 물질이 세포 소기관 사이에 이동하기 위해서 그 물질들이 함유된 소포체가 전달되고, 타겟이 되는 소기관에 소포체의 생체막이 타겟 생체막과 융합이 되어 그 물질들이 전달되게 된다. 이 현상을 생체막 수송이라고 한다.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
단분자 생물물리 기법은 크게 단분자 형광 기법과 단분자 힘 분광계 기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단백질의 기능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하기 위해 단백질에 형광 염료를 달아놓고, 형광 한 분자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어 들임으로 단백질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기법이다. 단분자 힘 분광계는 단백질에 DNA 핸들을 부착하고, 이 DNA 핸들에 큰 Bead를 부착하여 이 Bead 를 빛, 자기장 등으로 조절하여 단백질에 힘을 가해주거나 움직임을 주게 만드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단분자 수준에의 실시간 구조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스네어(SNARE) 단백질 
스네어 단백질은 생체막 융합 현상에 가장 기본적인 작동 기계이다. 2013년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스먼(James Rothman), 랜디 셰크먼(Randy Shekman)에 발견이 되었다. 스네어 단백질은 네 개의 스네어 모티프가 만나서 밧줄처럼 꼬여서 생체막 융합 현상을 일으킨다. 신경 전달에 관여하는 신경 스네어는 뱀프 (VAMP)와 스냅25(SNAP25), 신택신(Syntaxin) 이 있고, 이 중 뱀프(VAMP) 와 신택신(Syntaxin) 은 막단백질로 생체막에 투과된 부분이 있다.

NSF
NSF 는 AAA+ ATPase 단백질 그룹 중 하나이다. AAA+ 단백질들은 근육의 이동, 퇴행성 뇌질환을 막기 위한 단백질 분해 작용, DNA 의 복제 및 이동 등 아주 많은 기능들을 한다. 특별히 NSF 는 생체막 융합이 일어난 이후 스네어 복합체가 다시 재활용이 되도록 밧줄처럼 꼬인 스네어 복합체를 ATP 연료의 가수분해 되는 에너지로 풀어낸다. 하나의 NSF 에는 3 개의 구역인 N 말단 구역, D1 구역, D2 구역으로 되어 있고, 단일 유닛이 6개가 합쳐져서 육합체 NSF가 만들어지게 된다. D1, D2 구역에는 ATP 부착되는 곳이 있다.

ATP
ATP 는 생체 단백질들의 연료 원이 되는 것으로 인산 세 개와 리보오스, 아데닌으로 되어 있다. 하나의 인산이 떨어져서 ATP 가 ADP 가 되면 화학 에너지가 발생이 되는데 세포의 여러 가지 단백질들은 이 에너지 원으로 특정 기능을 수행해 내게 된다.

 

 윤태영 교수

1. 인적사항
 ○ 소  속 : KAIST 물리학과
 
2. 학    력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사 1998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석사 2000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박사 2004

3. 경력사항
 ○ 2004~2005  서울대학교 반도체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2005~2006  어바나-샴페인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학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2005~2006  어바나-샴페인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학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
 ○ 2007~2010  KAIST 물리학과, 조교수 
 ○ 2010~2014  KAIST 물리학과, 부교수
 ○ 2011~현재  한국연구재단 미래창조과학부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       단분자시스템생물학 연구단 단장
 ○ 2014~현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기초과학부문 물리분야,
    연구책임자
 ○ 2014~현재  KAIST 물리학과, 영년직 부교수

4. 주요연구업적
 ○ Dynamic Ca2+-Dependent Stimulation of Vesicle Fusion by Membrane-Anchored Synaptotagmin 1: 생체막 단백질의 기능을 세포 밖에서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연구방법을 개발.
 ○ Real-time single-molecule co-immunoprecipitation analyses reveal cancer-specific Ras signalling dynamics : 생체막 리셉터 단백질의 세포신호 전달을 정제하지 않고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연구방법을 개발.
 ○ Real-time single-molecule co-immunoprecipitation of weak protein-protein interactions: 위에서 개발된 방법을 많은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세한 방법론을 설명한 논문. 기법에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제작하여 동시에 배포함.
○ Mechanical unzipping and rezipping of a single SNARE complex reveals hysteresis as a force-generating mechanism: 자기집게를 이용하여 생체막 단백질에 pN 수주의 힘을 인가하여 그 역학적 특성과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연구방법을 개발.
○ Programmed folding of DNA origami structures through single-molecule force control: 개발된 자기집게를 이용하여 DNA 나노구조를 프로그램하여 10분 안에 형성시킬 수 있는 연구방법을 개발.
○ 세포 환경 내에서의 단일 분자 수준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방법: 개발된 단분자 연구방법을 바탕으로 개별 환자 조직에서 표적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별도의 단백질 증폭이나 정제 없이도 측정하여 이를 개인맞춤형 암 진단에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
○ 세포 환경 내에서의 단일 분자 수준의  단백질-단백질 상호 작용 분석 장치: 위의 특허와 연계하여 자세한 분석장치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적 요소에 대한 특허.

류제경 박사

1. 인적사항                                               
 ○ 소  속 : 카이스트 물리학과 단분자 시스템 생물학 연구실
 
2. 학    력
 ○ KAIST 물리학과 학사 2006
 ○ KAIST 물리학과 박사 2014

3. 경력사항
 ○ 2007~2007 UIUC 방문 연구원 (Taekjip Ha Group)
 ○ 2014~현재  KAIST 물리학과 박사후 연구원

4. 주요연구업적
 ○ 생체막 융합과 관련된 NSF가 어떻게 SNARE 복합체를 풀어내는지 단분자 형광 기법을 이용하여 규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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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재형 과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