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KISTI 원장 신년사>
KISTI 가족 여러분!
2012년 임진년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특별히 올 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라고 합니다. 2012년 한 해 동안, KISTI 가족 모든 분들께, 구름을 뚫고 승천하는 힘찬 흑룡의 기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KISTI 가족 여러분!
올해도 여러분들에게 신년사를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지만 그 감회가 상당히 다릅니다.
올해로 우리 KISTI가 설립 5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1962년, 유네스코의 권고로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가 발족된 이래로, 정확히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그 50년 동안, KISTI는 많은 도전과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세계 일류정보연구기관으로 우뚝 섰습니다.
모두가 다 우리 연구원을 거쳐 가신 선배님들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 KISTI는 국가 과학기술 정보인프라의 토대를 쌓는데 많은 기여를 해 왔습니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DB 검색서비스와 해외 학술저널 서비스를 시작했고, 순수 국내기술을 이용한 정보검색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국내 최대 과학기술정보포털인 NDSL을 구축했고, 세계 최초로 국가 R&D 사업 관련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NTIS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KISTI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각종 정보를 분석하여 미래 유망 기술 발굴, 신기술 정보탐색, 중소기업 R&D 기획 및 사업화 분석 등의 기술사업화를 위한 성공 전략을 수요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기회를 갖게 하는 등 출연연의 위상을 제고해 왔습니다.
또한 1988년 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했고, 2011년 현재의 360테라플롭스급 4호기를 도입 및 운영함으로써 국내 기초과학 및 산업계 기술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 슈퍼컴퓨팅센터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KISTI가 지금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KISTI 가족 여러분들의 노고와 희생 덕분입니다.
KISTI 가족 여러분!
저는 지난 해 8월 원장에 재임되면서 여러분들에게 "지난 3년이 '변화와 도전의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3년은 '내실과 도약의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일환으로, 2011년, 정보유통 부문에서는, '사용자의 의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스마트 NDSL 서비스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연구원들이 1,500여명의 핵심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니즈를 수렴하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교육도 백여 회나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만족도를 획득했습니다.
또한,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과학데이터 구축·유통 사업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데이터중심과학'이라는 새로운 연구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갔습니다.
정보분석 부문에서도, 고객중심 사업은 계속됐습니다. 전국의 혁신형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KISTI 연구원 한 명씩을 전담 배치해 밀착 지원하는 '1사1연구원 근접지원'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과학기술정보를 현지에서 곧바로 수집·가공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연변데이터베이스센터'를 개소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진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등, 우리나라와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협력을 적극 강화해 나갔습니다.
슈퍼컴퓨팅 부문에서도 역시 '고객의 가치창출'에 집중했습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슈퍼컴퓨팅 지원을 대폭 강화해, 슈퍼컴퓨터가 중소기업 기술혁신의 핵심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국가 과학기술연구망 성능을 100기가급으로 향상시킴으로써,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협업연구를 사이버 상에서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연구망과 대등한 수준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쾌거입니다.
기관 경영 부문에서는, 내부고객 즉 KISTI인 여러분들이 더욱 편리하고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KISTI인 모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600평 규모의 창의공원과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사이언스 라운지를 만들었습니다. 열린승진제도를 정착시키고, 경영성과급 집중지급제를 비정규직으로까지 확대하는 등, '노력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노사 상생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 2011년, 우리는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세계 일류 정보기관'이라는 비전을 향해 성큼 한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여러분의 노고 덕분입니다.
기관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KISTI 가족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KISTI 가족 여러분!
KISTI가 지난 50년간 성공적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프라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기여해왔듯이 이제 우리들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될 때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 환경은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 경제는 신자유주의의 폐해 때문에 경기침체와 재정위기에 봉착해 있고, 국내 경기도 지속적인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3.6%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 역시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총생산도 2006년 이후 계속 2만 달러 근처를 맴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강점이었던 IT산업의 경쟁력 저하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젼스 유닛(EIU)에 따르면 2007년 3위였던 우리나라의 'IT산업 경쟁력 지수'가 2011년에는 19위로 추락하였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도 터키 대만 등 세계 29개국에서는 중요한 선거가 있기도 합니다. 또한 북한 3대 세습체제의 시작과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과학기술계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국가 R&D 컨트롤타워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발족됐고, 27개 과학기술 관련 출연연 가운데 19개를 국가연구개발원으로 통합하는 출연연 선진화 방안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2012년, KISTI는 대한민국이 이러한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고, 과학기술 8대강국으로 당당히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다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한 노사간의 화합과 직원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출연연의 거버넌스 문제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3년간의 경영혁신과 연구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제5기 경영목표를 집중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유연성과 민첩성을 갖춘 작은 조직은 쉽게 혁신할 수 있고, 그만큼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 연말에 조직을 강소전문조직 체계로 개편하였습니다. 기존의 3개 연구사업본부를 8개 센터로 강소화 및 전문화했으며, 젊고 능력있는 직원들을 과감하게 부서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부서 배치에 있어서도 직원 20여명을 직접 제가 면담하여 가능한한 개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스마트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IT 사용환경이 PC에서 모바일기기로 옮아가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보편화 되는 등 정보서비스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도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발맞춰 2012년 KISTI는 발 빠른 스마트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스마트 정보서비스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소프트웨어연구센터로 하여금 첨단 정보기술을 집중 개발토록 하겠습니다.
또한 제4세대 연구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중심과학을 KISTI가 주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한 과학데이터 유통을 추진하겠으며, 시공을 초월해 전 세계 연구자들과 대규모 협업연구를 할 수 있는 지능형 연구망 또한 구축하겠습니다.
사회공헌에도 매진하겠습니다.
KISTI가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KISTI가 이뤄낸 R&D 성과와 지식정보를 중소기업 등 첨단 연구 인프라로부터 소외되어 온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기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을 전담할 중소기업정보지원센터를 신설하였으며, 과학기술정보협의회 활성화와 1사1연구원 근접지원 강화 등을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 즉 작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기여토록 하겠습니다.
슈퍼컴퓨터를 잘 쓰는 나라, '슈퍼 코리아'를 만드는데도 집중하겠습니다.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과 육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KISTI 가 '국가초고성능컴퓨팅센터' 주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슈퍼컴퓨팅 자원, S/W, 인력, 응용연구, 활용활성화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정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슈퍼컴퓨터가 기존의 기초기술연구 외에 산업체 지원, 금융상품 개발, 신약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관 경영에 있어서는, 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데스크톱 가상화 등 첨단 스마트 워크 환경을 구축해, 개인의 창조적 도전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더불어 열린승진제도 확대 및 인센티브집중지급제의 실시 등을 통해 성과중심의 보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전자조달시스템과 종합복무관리시스템 구축으로 투명한 조직을 구현하는데도 집중하겠습니다.
이러한 계획들을 통해, 2012년, KISTI는 강력한 앙트러프러너십을 발휘하겠습니다.
앙트러프러너십은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공급을 통해 수요를 만들어내는 공격적인 경제 개념입니다.
KISTI는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미리 개발해 찾아가는 앙트러프러너십을 발휘해 나갈 것입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신개념의 아이폰을 공급해 새로운 글로벌 수요를 창출했듯이, KISTI의 적극적인 서비스들이 보다 많은 고객들을 KISTI 마니아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KISTI 가족 여러분!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KISTI의 새로운 50년을 열어갈 수 있는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며 여기계신 여러분들이 그 초석들을 만들어가는 주역들이 될 것입니다.
지난 50년간 KISTI인 모두가 하나의 가족이었고, 또 다른 50년 동안에도 우리는 끈끈한 가족으로 뭉쳐있을 것 입니다.
지금껏 KISTI가 여러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성장을 이뤄왔듯이, 앞으로도 노사 모두 하나 된 가족의 힘으로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가족 간에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 '신뢰'입니다. 내가 믿지 않는 사람은, 나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신뢰는 주는 만큼 되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다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내일의 KISTI를 위해서는, 누구나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신뢰하면서, 서로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혀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KISTI가 고인물이 아닌, 언제나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강물이 되고, 마침내 거대한 바다를 이뤄낼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KISTI 가족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새롭게 시작되는 2012년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 1. 2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박영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