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CR 이온원'은 강한 자장 속에 플라즈마를 가두고 고주파 전자공명 현상을 통해 전자들을 집중 가열함으로써 전자의 온도를 수십 keV (수억 도) 이상으로 높여 원자를 '다가이온'으로 만든 뒤 이를 선별적으로 추출해서 가속기에 공급해주는 장치입니다.

이는 가속기의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가속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이온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입니다.

전자공명 이온원의 원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중입자 가속기와 중이온 가속기에 필수적인 중이온 다가이온 빔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마이크로파 전자 공명(ECR; Electron cyclotron resonance) 이온원'을 개발하고 다가이온 빔을 인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14.5 GHz 전자공명 이온원 본체 구성도



부산 기장에 건설될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는 물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연구시설이 될 중이온 가속기 구축에도 직접 적용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입니다.

오병훈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공학기술개발부 오병훈 박사팀은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18억 원을 들여 수행한 '초전도 사이클로트론용 ECR 이온원 개발' 과제를 통해 'ECR 이온원'을 자체 설계와 제작을 통해 개발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습니다.


오병훈 박사팀은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플라즈마 가열을 위한 '중성입자빔 가열장치' 및 '고주파 가열장치'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통상적인 '방전 플라즈마'를 통해서는 얻어낼 수 없는 다가이온 빔을 높은 전류로 만들어낼 수 있는 'ECR 이온원'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입니다.

'ECR 이온원'은 2015년 완성을 목표로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중심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의료용 초전도 중입자 가속기의 핵심 부품이며, 향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 가속기 구축에도 직접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외국에서 개발한 동일 기종보다 더 강력한 자장 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자석과 영구자석 등 복잡한 자석들의 구조를 최적화해 배치, 다가이온 발생 영역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장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이를 위해 특수 플라즈마 용기를 이용해서 높은 효율로 플라즈마를 만들어내고, 14.5㎓의 마이크로파를 주입해서 공명 현상에 의한 전자가열로 원자의 외곽에 있는 전자 뿐 아니라 원자의 내각에 위치한 전자들까지 궤도에서 떨어져 나간 상태의 다가이온을 생성시켜 20~30 keV의 고전압을 걸어 다가이온 빔을 인출하고, 이 중 필요로 하는 다가이온만 선택적으로 골라내서 가속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ECR 이온원'을 설계 제작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헬륨 가스에 의한 다가이온빔 인출 및 질량분석 결과



완성된 'ECR 이온원'은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가 요구하는 C+6 이온(탄소 원자 한 개에서 전자가 6개 떨어져 나온 다가이온)의 인출을 최대 20㎂까지 인출할 수 있도록 장치를 안정화한 뒤 중입자 가속기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번 'ECR 이온원'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은 중이온 가속기의 이온원을 설계 제작하는 데 직접 적용 가능할 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공정과 나노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번에 개발한 'ECR 이온원'은 중이온 가속기가 최종적으로 요구하는 성능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일부 실험이 가능한 수의 우라늄 다가이온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춰, 초기 중이온 가속기 실험에는 직접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력연의14.5 GHz 전자공명 이온원 본체 전경




 용  어  설  명 

중성입자빔 가열장치, 고주파 가열장치 : 토카막의 플라즈마를 핵융합이 가능한 초고온(1억도 이상)으로 가열하기 위한 중성입자빔 또는 고주파를 플라즈마에 입사시켜 플라즈마 내의 전자 또는 이온의 온도를 높이는 장치

중이온 가속기 :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원소들을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켜 다른 원자의 핵에 충돌시키는 과정 등을 통해 원자 이하 크기인 펨토 미터(1천 조 분의 1 미터) 세계를 연구하는 거대 과학 장비. 원자핵이나 소립자(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를 관찰하거나 새로운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음

중입자 가속기 : 중이온 가속기의 일종으로, 탄소 이온을 빛의 속도의 70%로 가속한 뒤 환자의 몸 속으로 보내 암세포를 파괴하는 첨단 의료 장비. 주변 세포나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와 같은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림

다가이온(multi-charged ion) : 전자가 2개 이상 떨어져 나간 이온 상태. 같은 이온이라도 전자를 더 많이 떼어낸 것이 더 강한 +극을 띠므로 낮은 전압에도 더 빨리 가속이 된다. 높은 수의 다가이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의 전자들이 필요함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