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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KAIST 가족 여러분께,

새해 다복하시고, 댁내 행복과 건강이 늘 함께 하며 널리 번영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2013년은 KAIST가 교육, 연구, 공공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한층 더 성숙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나아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인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2006년 이후 약 6년 반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고, 크게 성장했습니다. 교수의 수는 약 400명에서 약 600명으로, 직원은 약 320명에서 약 480명으로, 학생은 약 7,330명에서 약 10,800명으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인프라는 최첨단 신축건물의 건축으로 크게 확충되었습니다. 연구비 또한 2006년 대비 약 2.2배가 늘어 약 2,5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은 KAIST 전 구성원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준 결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KAIST의 인지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국내외 기관들을 통해 발표되는 대학평가 순위, 학문적 업적, 출원·등록되는 특허의 수, 벤처기업 창업 수 등의 지표를 통해 우리의 명성이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KAIST는 교수, 학생 직원 모두가 교육과 연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는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렇듯 짧은 기간 동안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관은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KAIST는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기관입니다. 선구적인 과학자, 공학자, 학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학문의 발전과 기술혁신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인류가 더욱 풍요롭고 밝은 역사를 쓰는데 분명히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지면의 제약으로 2012년 한 해 동안 KAIST 가족분들께서 일구어낸 눈부신 업적들을 모두 언급할 수 없는 점 널리 양해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KAIST는 '톰슨 로이터'에서 발표한 '2012년 100대 글로벌 혁신기관'에 선정되었습니다. 놀랍게도 100대 글로벌 혁신기관 중 대학은 단지 두 곳만 선정되었는데 우리가 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우리는 더욱 큰 성과를 낼 것입니다. 많은 교수님들께서 인류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세계는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며, 친환경적이고, 평화로운 곳이 될 것이며, 그 결과 우리 교수님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해낼 수 있습니다.

2012년은 사회 각 분야에서 우리 교수님들의 공헌이 널리 인정받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연구, 행정, 공공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KAIST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데 헌신해준 교수, 직원, 학생들의 공헌에 감사하고, 그 업적을 널리 축하하고자 합니다.

김승우 교수님께서는 펨토초 수준의 레이저 펄스를 이용한 극초정밀 광계측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아 국가과학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유룡, 장석복, 김은준 교수님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단장으로 선정되었고, 젊은 교수님들은 세계적인 저널에 중요한 논문을 게재하고, 환경 및 기술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 다수의 특허를 출원·등록하였습니다. 최근 KAIST 졸업생인 김성진 대표가 벤처기업 i-KAIST를 창업하여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신소재공학과 이정용 교수님께서 '2012년 올해의 KAIST인 상' 수장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정용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을 이용해 액체 내에서 성장하는 결정을 원자단위로 분석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물리, 화학, 생물학적 현상을 포함하여 액체를 원자단위까지 관찰하고 분석하는 기술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응용될 것입니다. 이는 중요한 과학적 진보입니다.

KAIST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연구중심 선도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학생들과 교수님들께서는 기존의 이론과 지식들을 답습하기 보다는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를 통해 한층 발전된 개념과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일구어낸 대사공학, 온라인전기차(OLEV), 휴머노이드 로봇, 모바일하버(MH) 등과 같은 혁신적인 거대공학시스템의 초석 위에 지속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앞으로 KAIST는 인류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이산화탄소(CO2)를 처리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KAIST의 연구가 인류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해보길 바랍니다. KAIST는 녹색 교육 및 연구의 허브(hub)로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KAIST Institute(KI)와 각 단과대학 및 학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학제간 융합연구는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발견과 주요한 기술혁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KAIST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교육입니다. 대학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여 세계를 선도할 뛰어난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KAIST가 앞장서서 대학교육의 발전을 선도하고, 보다 발전된 교육모델을 개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하고자 우리는 모든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투입하여 대학교육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AIST Education3.0 추진단을 설립하고, 이태억 단장님의 책임 아래, I-4 교육 프로그램과 국제교육프로그램(KAIST LSY International Education Initiative)을 각각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2년 한 해 동안 KAIST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학교발전에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학생활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개념의 교육봉사동아리 'CHALK'은 직접 제작한 교육동영상을 인터넷을 활용하여 배포하는 등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ICISTS는 학생들이 직접 주최하는 국제학생컨퍼런스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올해 다양한 국가에서 350여명이 참석하는 등 매우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KAIST-POSTECH 양교가 겨루는 카포전에 많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었고, 얼마 전 개최된 IGEM(International Genetically Engineered Machine) Competition에서 조병관 교수님의 지도 아래 많은 노력을 기울인 우리 학생들이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의 노력을 통해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KAIST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국내외에서 KAIST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서 많은 기부를 해주셨습니다. 2012년 한 해만 보더라도 두 건의 거액 기부가 있었습니다. 이수영 회장님께서 기부해 주신 기금은 Education3.0 추진단 등에서 I-4교육프로그램과 국제교육프로그램(KAIST LSY International Education Initiative)의 발전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익명을 요구하며 기부해 주신 한 분의 발전기금은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박병준 회장님의 도움으로 건립된 KAIST Institute(KI)는 융합연구의 허브(hub)로 자리매김하였고, 닐 파팔라도 회장님의 도움으로 건립된 파팔라도 메디컬센터에서는 2012년 한해 KAIST 가족을 대상으로 약 5만 여건의 진료가 이루어졌습니다. KAIST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국내외 많은 분들께 KAIST 전 구성원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계 제일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KAIST의 긴 여정에서 우리는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분들로 부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메디컬센터 건립에 크게 기여해주시고, 총장자문위원회(PAC) 위원장을 역임하여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닐 파팔라도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바쁜 일정 중에도 총장자문위원회(PAC)와 세계대학 총장포럼(IPF)에 참석하여 더 밝은 미래를 추구하는 KAIST 구성원들에게 우리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신 PAC위원님들과 IPF참석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PAC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신 많은 분들과, IPF의 성공적인 개최와 KAIST의 국제활동 역량강화를 위해 헌신해 준 유창동 글로벌협력본부장님과 민현숙 국제협력팀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3년은 정부로부터 4개의 신규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큰 성과를 이룩하여 더욱 내실 있는 기관운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요 신규사업으로는 대학원생들의 연구환경을 개선하여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T/A장학금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혁신을 위한 Education 3.0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녹색성장대학원과 미래전략대학원을 새롭게 운영할 예정입니다. 학교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운영 전반에 걸쳐 헌신해 주신 이용훈 교학부총장님과 대정부 활동과 예산확보를 위해 헌신해 주신 주대준 대외부총장님, 강정구 기획처장님, 김기한 기획부장님, 이창준 기획팀장님, 장준선 예산팀장님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AIST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KAIST가 세계 Top10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도전과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혁신적이고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받는 등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높은 수준의 윤리를 지키는 문화가 형성되고, 그 문화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연구중심 선도대학들과 선진사회의 근간에는 구성원들 간 서로 신뢰하고, 윤리를 지키는 정직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2013년 신년사는 제가 KAIST 총장으로서 여러분께 보내는 마지막 신년사가 될 것입니다.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2013년 2월 23일 KAIST 총장직에서 물러나 정들었던 교정을 떠납니다. KAIST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헌신해 준 학교 전 가족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AIST는 우리가 꿈꾸던 대학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국민 모두가 우리의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구어낸 큰 성과를 모두 축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월 2일, 수요일
KAIST 총장 서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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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기자회견문 (12. 7.16)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학 개혁을 다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 1년여, KAIST가 적잖이 시끄러웠습니다. 면목이 없는 일입니다.  

교수사회 기득권에 도전하는 일은 우리 사회, 어느 누구도 완수하지 못한 과제입니다. “대학 개혁의 아이콘”, 그 “독선적”이라는 이 서남표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입니다.

감사드리면서도,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명 이사장님.  

저는 이제 나흘 뒤면 KAIST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쫓겨나는 총장이 됩니다.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주십시오. 저는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에둘러 가지 말고, 원칙대로 해 주십시오. 두렵지도 않고,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정정당당하게 해임을 당하겠습니다.  

그것이 KAIST를 위한 마지막 소임이며,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방도이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서남표가 이 정도 요구도 못하고 떠나야 합니까?  

리더십과 소통, 대단히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학교의 리더십은 권력이 아닙니다. 소통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정치적인 사고나 행위가 개입할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과 사리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한 것입니다.  

저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서남표만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것은 정직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눈 앞 실리를 얻자고 원칙과 상식을 저버린다면 그 피해는 KAIST와 국민이 지게 됩니다.  

국고를 낭비하면서까지, 총장 자리를 확보해야 할 중대한 정치적인 고려가 깔려 있다면 그것은 위험한 시도이며, 정의로운 일도, KAIST와 국민의 이익도 아닙니다.

지난 6년간 어려움을 헤쳐 왔는데, 효용가치를 다했으니 떠나라고 하신다면,

그것은 야박한 일입니다.  

리더로서 무한책임을 지라고 하신다면, 리더로서 책임있게 운영하도록

최소한 총장 자리는 인정해주셨어야 합니다.

저는 이사장님과 단 한 번도 KAIST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토론해 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관심은 제가 언제 나가는가 였습니다.

이사장님께서 하실 일은 우리가 경쟁해야 할 하버드, MIT 같은 세계 명문대 이사장들이 총장과 어떻게 힘을 합쳐 학교 발전에 기여하는지 그 점을 고민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명 이사장님,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들,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하시겠습니까?  

왜 일부라고 말씀드리는지 단 한번이라도 사실관계는 검증해 보셨습니까?  

다음 총장이 KAIST 교수 중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교수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수, 학생, 직원이 참여하는 대학평의회에 의결권을 넘겨 주시겠습니까?

이사 중 1/3을 교수측이, 또 1/3을 총동문회가 선임하는 요구는 들어주시겠습니까? 지난해 10월 26일, 제가 이 두 안건을 상정했을 땐 왜 막으셨습니까?  

교수들이 테뉴어 제도를 폐지하라고 다음 총장에게 요구하면 받아들이시겠습니까? 학생들이 영어강의 폐지하라고 하면 들어주실 것입니까?  

제가 나가기만 하면 이런 요구들이 모두 사라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입니까?

이것은 기록을 바탕으로 질문을 드린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일부 교수 및 학교 밖 인사들로부터 사실이 아닌 일로 음해와 모함을 받아 왔습니다. 교수단체가 보낸 퇴진요구서만 서른 번이 넘습니다.  

이사회 날짜만 정해지면 하루가 멀다 하고 사퇴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이사장님이라면 어떻게 소통하시겠습니까. 어떤 리더십으로 해법을 찾으시겠습니까. 

사실 앞에서 눈과 귀를 막고, 시끄러우니 물러나라 하신다면 이사장님은 물러나시겠습니까? KAIST에선 어떤 출신의 총장이 어떤 일을 해야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는 것입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6년간, KAIST는 잘 달려 왔습니다. 자산은 2배, 현금보유액은 3배로 늘었습니다. 200위권이던 세계 대학 평가가 60위권대로 들어서기도 했고, 공과 대학 순위는 20위권 수준입니다. 재임 전 51억원이던 기부금도 지금은 1700억원대입니다.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EEWS 같은 세계 수준의 지속가능성 연구도 4년째 추진 중이며, OLEV, 모바일하버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세계를 앞장서고 있습니다.

KAIST라면 달라야 합니다. 앞서가야 합니다.(Advanced) 참여정부 시절, 제가 받은 사명은 세계적인 명문대 하나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현 정부에서 연임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KAIST의 리더십은 특별해야 합니다.  

KAIST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것을 성취해 왔습니다. 시스템, 인프라, 인적구성, 재정 안정성은 이미 세계 수준입니다. 세계 탑클래스 수준인 공학, IT, 자연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층 더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단 한 가지, 세계 명문대와 견주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문화입니다.

그래서 KAIST 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관행과 관성에 근거한 낡은 문화는 지난 6년간 우리가 도입한 제도에 맞게

시민 모두가 따르는 민주사회 보편 원리에 맞게 새롭게 정착되어야 합니다.

 

누구라도 이를 저지하거나 무력화한다면 KAIST 역사에 죄인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중단 없는 개혁의 추진과 완성을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조건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첫째, 정부, 정치권, 과학계, 구성원 그 누구라도 KAIST를 사유화해서는 안됩니다.

KAIST는 국민이 주인입니다. 그런 곳까지 권력의 전리품으로 삼아선 안됩니다.

우리 스스로 합당한 역할을 한다면 권력에 기댈 일도 없을 것입니다.  

둘째, 정치 연고, 학연, 지연으로 맺어진 특정 카르텔이 학교를 휘두른다면,

이는 반드시 국민과 구성원의 힘으로 해체되어야 합니다.  

총장의 해임 사유를 찾지 못해, 편법적 수단을 쓰면서까지 총장 자리를 가지려는 분들께 KAIST의 미래를 맡겨서야 되겠습니까?  

셋째, 책임있는 학교 운영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임기는 보장해야 합니다.

총장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거취 문제로 흔드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극복해 내야 합니다.  

넷째, 교수들도 초과권력을 내려놓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견제할 수 없던 관행은 민주시민의 덕목으로서 반드시 정상화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KAIST 가족 여러분.  

저는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까지 한국 대학 개혁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서,

주어진 소임을 다할 생각입니다.

며칠 뒤면 저는 이사회로부터 사실상 해임을 당합니다.

당당하게 마주하고, 책임있게 도전하겠습니다.

KAIST 발전을 위해서, 여생을 바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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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 신년사>

친애하는 KAIST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 우리의 발자취는 KAIST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1971년 설립 당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크게 성장한 우리는 KAIST 설립 40주년을 맞은 2011년 매우 뜻 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한편, 지난 봄 미래가 촉망되던 네 명의 소중한 학생들과 한 분의 저명한 교수님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내면서 큰 슬픔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교육과 연구는 물론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KAIST의 높은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습니다.

KAIST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였습니다.
지난 해, 교수님들께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였고, 여러 연구 과제를 수주하였으며, 또 세계적인 저널에 뛰어난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우리 교수님들의 빛나는 업적들은 별첨#1을 통해 상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ICISTS-KAIST 2011: Digital Metamorphosis'를 주최하며, 그 어느 해보다 큰 국내외적인 호응 속에서 대규모 국제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복잡한 공학시스템인 온라인전기차(OLEV)와 모바일하버(MH)를 설계하고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기관과 언론들로부터 큰 주목과 찬사를 받았습니다.
학교 기반시설도 성장을 거듭하여 7동의 새로운 건물이 완공되고, 현재 3동의 건물이 신축되고 있는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최첨단 캠퍼스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학교는 내실있는 성장을 거듭하여 지난 5년간 교원의 수는 50%, 연구비는 150% 그리고 연간 예산총액은 100% 증가하였고, 총 자산은 1조원을 넘었습니다.
이렇듯 KAIST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헌신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는 전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우리 교수님들께서 일구어낸 뛰어난 성과들은 연구환경의 선진화가 필요한 이 시점에서 매우 괄목할 만한 것입니다.
교수님들께서 학자이자 교육자이며, 연구자로서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연구와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는 교수님들께서 필요로 하는 연구 장비 및 시설 인프라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 연구시설 관리와 행정업무에 쓰는 시간과 부담을 현격히 줄일 수 있도록 연구 및 행정지원 전문인력을 늘리는 것은 물론 교수님들의 복지를 향상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2년은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우리 모두에게 새롭고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전 세계의 교육 분야는 지금 세계 일류대학들이 주도하는 교육개혁 속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MIT는 웹을 통해 개방형 교육콘텐츠(Open Course Ware)를 제공하고, 학교가 정하는 절차를 완수한 경우 일정한 자격을 인증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여 고등교육의 혁명을 예고하였습니다.
이렇듯 세계 교육시장의 거센 변화 속에서, 현실을 빠르게 인식하여 더욱 효율적이고 보다 경쟁력 있는 교수법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많은 교육기관들이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KAIST도 더욱 빨리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새롭게 도입하고자 하는 신개념의 I-Four 교육 등 Education 3.0 추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우리의 교육은 학생 및 그룹 중심 그리고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학습으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연구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이때, KAIST의 연구는 그 중심에 서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대학들은 최고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국적과 성별에 관계없이 최상의 실력을 갖춘 재원을 발굴하여 교원으로 임용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인재들을 영년직 교원으로 임용하는 것 외에도, 선도대학들 간 인적교류를 통해 장단기적 협력연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현재 세계 학계의 큰 흐름입니다.
세계의 일류대학들은 최고의 후학을 양성하고, 인류의 사고와 삶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이끌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KAIST도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빠른 속도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했습니다만 이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욱 강한 교수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교원과 외국인교원을 임용해야 하고, 세계적인 석학 초청 세미나 등 최고의 인재들과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더욱 자주 마련하며, 그들과의 협력관계를 활성화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KAIST는 기초연구를 더욱 강화하고,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EEWS(에너지, 환경, 물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과제들을 발굴하여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KAIST는 국가와 인류를 위해 어떤 문제를 앞으로 더 해결해야 하는지 이를 인식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우리 정부를 포함해서 선진국들이 예산을 편성할 때 어느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는지 분석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예산편성 시 우선순위는 곧 그 사업의 중요도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HED분야(의료(Healthcare), 교육(Education), 국방(Defence))에 국가예산의 상당 부분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HED는 EEWS와 함께 KAIST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KAIST의 역량을 집중하여 EEWS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앞으로 기초연구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HED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에서 2013년도 예산에 HED분야가 적극적으로 지원되어 여러 기관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이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학생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학원총학생회에서 희망하는 바와 같이, 연구 환경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학원생들의 생활 및 연구 환경을 세계 일류대학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TA/RA제도 등 대학원생 지원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연구지원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등 새로운 지원방안을 강구하여 우리 대학원생들이 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학부생들은 즐겁게 공부하고, 친구들과의 깊은 우정을 쌓으며, 미래 지도자가 되기 위한 비전을 키워갈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얘기해왔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첨단 학술정보문화관 신축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임 총학생회장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본 캠퍼스 내를 순환하며, ICC캠퍼스를 잇는 OLEV 버스시스템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편의를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학교가 성장하면서 학생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보다 효과적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영훈 학생지원본부장과 조애리 학생생활처장의 리더십 아래 학생처를 학생지원본부로 승격 및 재조직하였습니다.
학교는 교육의 질이 보다 향상되길 바라는 모든 학생들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KAIST Education 3.0 추진단을 설립하였습니다.
본 추진단은 조동호 ICC부총장과 이태억 단장의 책임 하에 I-Four 교육시스템 개발 등 교육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그 활동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학교가 건강하고 생동감 넘치게 운영되며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구성하는 3대 축인 교수 학생 직원 모두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KAIST에는 최고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그 어느 기관보다 뛰어난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KAIST가 거둔 화려한 성공은 학교의 행정을 담당하며 불철주야 헌신해 준 직원들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우리의 행정조직은 기획 예산 홍보 인사 총무 재무 구매 교무 시설관리 안전 산학협력을 비롯해 학교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기본예산 확보 등 학교운영 전반에 걸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맡은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준 직원 분들이 있었기에 KAIST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2012년 새해, KAIST는 세계로 웅비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단결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구성원 간 단결과 협력을 통해 우리의 야심찬 목표와 계획을 달성하는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난제들을 힘차게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입니다.
KAIST는 이미 준비가 되었습니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난제들을 건설적인 도전과 기회로 삼는다면, 새로운 지식과 배움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장이자, 특별한 재능과 창의성을 갖춘 사람들이 맘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이 되고자 하는 KAIST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지금까지 일구어낸 성과를 훌쩍 뛰어 넘고, 무한한 상상력의 날개를 펼쳐 우리의 지평을 널리 확장해 나갈 때 입니다.
새해에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하고, 성공을 거둔 동료와 학생들을 상호 격려하고 지원하며, 윤리적이고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을 헌신할 줄 아는 KAIST의 훌륭한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새해 늘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1월 2일, 월요일
KAIST 총장 서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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