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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활'에서는 쥬신타가 사용하는 촉이 넙적한 화살의 파괴력을 강조해서 보여줍니다.
이 화살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화력차이를 통한 긴장감 조성용으로 마치 청군만 사용하는 위력적인 무기인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저 화살은 '도끼날촉화살-부(斧)형촉' 입니다.
용도는 관통력을 희생하는 대신 넓은 접촉면적을 이용해 표적에게 최대한 많은 혈관, 근육조직,  장기 등에 손상을 주는 것입니다. 
경갑보병이나 말 등에 사용합니다.

오늘은 화살의 종류를 적어봤습니다.

이것은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된 여러가지 종류의 화살입니다.


앞서 설명한 도끼날촉화살입니다.


화전(火箭) 입니다.
이 사진의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불화살이 아니라 약포 안에 화약이 내장된 폭발성 화전 사진입니다.

소리화살, 적전(鏑箭) 입니다. 향전(響箭)이라고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효시(嚆矢)도 이것입니다.
나무나 쇠뿔 등을 속이 빈 구형으로 만들고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날아갈 때 바람이 통과하면서 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작전 시 신호용으로 사용되며, 사냥에서도 사용합니다.
화살에 소리통만 달아놓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살촉 밑뿌리 부분에 소리통을 붙입니다.
'최종병기활'에서도 청군이 소리화살을 이용해 신호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신전(信箭) 입니다.
명령을 전달할 때 사용합니다.
5개의 화살이 있는데, 화살촉에 영자를 새겼으며, 각각 오색 비단으로 조그만 표지가 달려있습니다.

영전(令箭) 입니다.

역시 군령을 전달할 때 사용됐습니다.

박두(樸頭) 입니다.
촉이 나무이고 끝이 뭉특한 살상력을 없앤 화살입니다.
무과(武科)에서 시험을 보거나 활쏘기를 배울 때 사용됐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는 연산군과 대신들이 남사당패를 대상으로 사냥놀이를 할 때 나옵니다. 
화살깃이 작은 것도 특징입니다.


편전(片箭) 입니다. 애기살이라고도 합니다.
화살의 길이가 보통 화살이 1/3 수준입니다.
화살이 가볍기 때문에 초속도가 더 빠르고 관통력도 증대되며, 몸체가 짧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적게 받아 더 멀리 날아갑니다.
그런데 길이가 짧기에 활 시위에 걸 수 없어, 통아라는 대나무통 속에 넣어 쏩니다.

'최종병기활'에서 주인공이 노획한 청군 화살로 편전을 만들어 쏘는 장면입니다.
영화 중 초반 사냥하는 씬에서도 편전이 나오는데, 두 씬 모두 '편전을 왜 사용하는가?'에 대해서는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편전의 특징을 살린 장면이라기보다 그냥 '보여준다'는 의미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편전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따로 올릴 예정입니다. 

여기부터는 그림이 없습니다.

유엽전(柳葉箭)이 있습니다.
조선 중기 이후 신설된 무과시험에서 사용되었던 화살로, 촉이 버드나무잎처럼 생겼다고 해  유엽전이라고 불리웁니다.

대우전(大羽箭)은 문자 그대로 깃이 크고 화려한 화살입니다. 
동개살이라고도 불립니다.

육량시(六兩矢)는 무게가 여섯냥인 무겁고 큰 화살입니다.
한 냥이 약 37g이므로 이 육량시는 무게가 200g 정도 되는 것인데, 이는 보통 화살 한 개 무개가 100g 내외 인것보다 두 배 가량 무거운 것입니다.
또 길이도 길어 정량궁(육량궁)이라는 큰 활로 쏴야 합니다.
이 활은 보통 사람이 시위를 당기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궁중 의식이나 행사에 사용했습니다.

번외로 관이전(貫耳箭)이 있습니다.
전장에서 군율을 어긴 군사를 처형할 때 사형수의 두 귀에 하나씩 꿰는 화살입니다.
길이가 다소 짧고 촉이 특별히 뾰족합니다.

옛날 그림 중 관이전으로 형벌을 받는 그림이 있는데 찾지를 못하겠네요.



현대 군용 총기류에는 다양한 용도의 탄환이 사용됩니다.
인마살상용 보통탄, 신호와 탄적확인에는 예광탄, 화재를 유발하는 소이탄, 관통력을 향상시킨 철갑탄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특수용도로 인체 조직 안에서 치명적인 미세한 파편을 발생시키는 덤덤탄, 광역제압용 산탄, 회전을 없앤 날개안정탄, 그리고 최신으로는 유도 총알도 개발 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화살의 종류도 현대의 탄환과 매우 유사하게 분류됩니다.
생각해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투사병기를 이용한 전투의 방법이 도구만 달라졌을 뿐 궁극의 목적은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겠죠.

화살촉은 신석기시대 돌화살촉을 시작으로 점차 모서리를 연마해 날을 세우면서 치사성을 높이게 됩니다.
이후 날카롭게 깨지는 성질이 있는 흑요석으로 만든 화살촉이 귀하게 사용됐는데, 주로 함경도 지역에서 생산됐다고 합니다.
『진서』 <숙신전>에는 ‘이 나라 동북쪽에 산(백두산)이 있어 돌이 나오는데 쇠를 뚫는다, 이 돌을 캘 때는 반드시 먼저 기도를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화살대는 삼국시대의 경우 고구려가 광대싸리나무를 사용했고, 백제와 신라는 대나무를 사용했습니다.
고려는 버드나무가지를 사용했는데 사거리가 길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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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병기 활'이 이번 추석연휴에도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저 역시 여러가지 면에서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처음엔 몇 몇 씬을 보며 "뭐 이래~"라고 의아했던 장면도 있었는데, 곧 한정된 시간에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는 제작진의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하게됐지요.

그러나 정작 '최종병기 활'에서는 재미있고 신기한 우리나라 전통활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습니다.

영화 전개상 활에 대해 이렇구 저렇구하는 대사나 설명을 넣었다가 이 영화 특유의 스피드와 긴박감이 떨어질까 그랬나봅니다.

우리나라의 활은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사실이 많습니다.
예로부터 고려는 '활', 중국은 '창', 왜는 '도' 라고도 했지요. 

부족한 지식이지만 활에 대해 아는 만큼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소개할 내용은 영화에 나오는 화살의 깃입니다.
우리나라 화살깃은 주로 꿩깃을 사용합니다.
꿩의 왼쪽 날개깃을 쓰면 탄도가 미세하게 우편향, 오른쪽 날개깃을 쓰면 좌편향 해, 이를 고려해 사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지요.

화살깃은 화살의 직진성을 위해 붙입니다.
비행 중인 화살의 촉이 일정하게 앞방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몇개의 깃을 붙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요?

이것은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되 있는 우리나라의 전통 화살입니다.

깃이 3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깃이 2개(또는 4개 등 짝수)일 경우 측풍을 받는 면적이 깃이 3개일 때보다 넓습니다.
때문에 측풍에 의한 화살 뒤쪽 밀림 현상이 발생하고, 화살의 진행 방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틀어버립니다.
그만큼 명중 오차가 커지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
지구 어디에서건 바람의 영향은 똑같으니까요.
영화 로빈후드에 나오는 화살 역시 깃이 3개 입니다.

(그런데 활과 화살의 모양이 우리 것과 확연이 틀리지요?  활의 종류와 차이에 대해서는 추후 다루겠습니다.)

또 바람이란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으니, 오늘날 올림픽에 사용되는 양궁 화살 역시 깃이 3개일까요?
3개 맞군요.


그런데 영화 '최종병기 활'에 나오는 화살은 모두 깃이 2개 입니다.

이 영화는 당시 복식과 장구류의 고증을 제법 잘 한 편인데요.
그러나 주인공을 비롯해 영화 내내 나오는 화살의 깃은 전통(화살통) 둘러메기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잘 못 다뤄진 대표적인 내용입니다.

여동생이 쏘는 화살 역시 깃이 2개로 보입니다.


노획한 청군의 화살로 편전을 만들어 쏘는 장면에서도 깃이 두개입니다.


왜 '최종병기 활' 속의 화살깃이 2개일까?
혹시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어서 화살의 종류, 활, 복합궁과 단일궁, 편전, 애기살과 날탄 등 활과 화살과 관련된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 다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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