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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 십년간 전 세계 연구자들은 현대인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인 암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 사람의 암 발생과 진행을 조절하는 세포 내 신호조절체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때문에 암이 같은 부위에서 발생하더라도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나타냄에 따라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대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연구자들은 암의 개별적인 유전적 특성을 파악하는 맞춤형 치료와, 암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했지만,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암 세포 신호전달체계를 이해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최근 암의 발생과 진행을 조절하는 세포신호전달체계의 핵심적인 연결고리가 국내 공동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RNA가 암의 발생과 진행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신호전달체계(p53 암 억제 유전자와 윈트 신호전달체계)에 직접 연결되어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마이크로RNA(miRNA)는 21~23개 염기로 구성된 아주 작은 RNA로,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상보적인 메신저RNA(mRNA)와 결합하여 단백질 생성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p53은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가장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로, 세포 증식과 억제, 사멸 촉진 등의 역할을 하는데, 암 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그에 따른 p53의 기능 소실은 모든 암 환자의 50%에서 발견되는 가장 중요한 유전자 이상입니다.

또 윈트 암 유전자도 사람의 암 발생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유전자라는 사실이 30여 년 전에 이미 밝혀진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두 유전자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신호전달 체계로 인식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두 개의 신호전달이 실제로는 암 발생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하나의 신호전달체계라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p53 암 억제 유전자가 사람의 암에서 Wnt 신호를 억제  p53 암 억제 유전자는 miRNA-34를 이용하여 Wnt 신호전달은 억제

miRNA-34가 개구리 발생과정에서 Wnt 신호에 의한 축발생 (Axis duplication)을 조절


대장암에서 miR-34를 회복시켜주면 암 줄기세포에 의한 암 전이와 재발을 억제함


또한 연구팀은 p53 암 억제 유전자가 miRNA를 통해 또 다른 암 유전자인 윈트 신호전달을 직접 조절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 밖에도 연구팀은 p53 암억제 유전자와 miRNA- 34가 암 발생뿐만 아니라 재발과 전이도 조절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습니다.(Journal of Cell Biology, 10월 25일자)

이번 연구는 연세대 육종인 교수, 김현실 교수, 김남희 교수가 주도하고 이화여대 이상혁 교수, 미국 버지니아대 굼비너 교수(B. Gumbiner), 미시간대 와이스 교수(S. J. Weiss)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권위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세포신호전달 분야 자매지인 'Science Signaling'지 온라인 11월 1일 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p53 and microRNA-34 Are Suppressors of Canonical Wnt Signaling)
  

(왼쪽부터) 차소영 연구원, 나정민 연구원, 김현실 연구교수(중점연구소), 양동현 연구원, 육종인 교수(도약연구 책임자), 류주경 연구원(박사과정)


 용  어  설  명

p53 암 억제 유전자 :
사람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의 50% 이상에서 p53 암 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지금까지 알려진 암 관련 유전자중 가장 중요한 암 유전자이다.
정상적으로는 p53 암 억제 유전자는 암 억제 기능을 수행하지만 암 세포에서는 돌연변이에 의해 그 기능을 상실한다. 최근에는 p53 암 억제 유전자의 손상이 암 줄기세포를 유지하여 기존의 외과적-항암-방사선 치료에 대한 내성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WHO에서는 암 연구의 핵심유전자로 인정하여 p53 암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운용하고 있다.(http://www-p53.iarc.fr/)

Wnt (윈트) 신호전달 :
사람의 암에서 암 억제 유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암 유전자임. 대장암에서는 90% 이상의 환자에서 Wnt 신호 전달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그 외의 다양한 암에서도 Wnt 신호의 활성화가 암 줄기세포 유지와 암 전이를 조절한다는 것이 알려짐.
1970년대에 유방암에서 Int 유전자의 증폭이 발견되었고, H. Vamus 교수는 Int 유전자를 발견한 공로로 Bishop 교수와 함께 198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함.
그 이후 초파리에서 발견된 Wingless 유전자와 같은 유전자임이 밝혀져 Wnt (윈트) 유전자라고 명하였다.    

microRNA (마이크로RNA) :
세포내에 존재하는 22-25 nt (nucleotides) 크기의 작은 RNA. 일반적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mRNA (messenger RNA)는 수백-수천 nt의 크기를 갖지만, microRNA (miRNA)는 크기가 매우 작다.
작은 크기의 RNA들은 주로 mRNA 기능을 억제하며 (RNA interference), 2006년 Fire & Mello 박사는 RNA interference 발견을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는 microRNA가 세포내에서 만들어지는 과정과 기전에 대한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표적치료 (targeted therapy) :
암 발생 및 진행과정은 유전자 신호 전달과정에 의해 조절되지만 지금까지의 암 치료법은 암 유전자와 관련 없는 일반적인 치료법을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암 발생과 연관된 신호 전달계가 많이 밝혀져 있어 이들 신호전달계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많이 개발하고 있다.
표적치료제의 대표적인 예는 만성골수성 백혈병에 사용하는 그리벡 (Gleevec)이 있고, 글리벡은 골수암 세포내 특이 신호전달의 BCR-ABL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다.

맞춤형 치료 (personalized therapy) :
같은 부위에 발생한 암이라 할지라도 유전자 이상과 신호 전달체계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같은 유방암 환자라 할지라도 환자마다 p53 암 억제 유전자 이상과 Wnt 신호 활성화 정도가 다르며 따라서 환자의 치료와 예후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같은 부위에 발생한 암 환자를 치료하더라도 유전자 발현 양상에 따라 각기 달리 진단-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맞춤형 치료 (customized therapy) 또는 개인별 치료(personalized therapy)이다. 향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법은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이미 MD Anderson 암센터와 같은 선진 암 병원에서는 Institute for Personalized Cancer Therapy를 설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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