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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년   사


기초과학연구원(IBS) 가족 여러분!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크게 느껴집니다.
전민동 KT대덕2연구센터를 비롯하여 여기저기에 임시로 머물렀던 6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엑스포 과학공원 터에 자리 잡은 우리 연구소 건물의 문을 활짝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땀과 힘을 모아준 덕에 지난해 본원을 무사히 완공하였고, 2주 뒤면 본원 연구단과 행정조직은 이사를 시작합니다.
불가피하게 이곳저곳 흩어져 있던 연구원들이 함께 모여 연구할 것입니다.
소통을 키워드로 설계한 새 공간을 잘 활용해 연구 장비와 실험 시설을 제대로 갖추면, 더욱 뛰어난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건물을 짓지만, 다시 그 건물이 우리를 짓는다(We shape our buildings, and afterwards our buildings shape us).”
윈스턴 처칠이 1943년,영국 국회의사당을 재건할 것을 약속하며 연설했던 내용입니다.
건물과 사람의 관계를 잘 이야기해주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지은 본원 연구원 역시 앞으로 우리의 연구, 일하는 모습, 관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본원 연구원 건물과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연구원 건물을 채우고, 꾸미는 일에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채움은 실험실, 편의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뿐 만 아니라 우수한 연구단, 지원조직과 같은 소프트웨어에도 해당됩니다. 꿈과 땀으로 만든 여러 공간들은 다시금 연구원과 직원들의 비전과 열정을 빚어낼 것입니다.


IBS 가족 여러분!

IBS가 들어선 엑스포 과학공원은 대전이 25년 전 엑스포를 열고 과학도시의 비전을 밝힌 의미 있는 터입니다.
IBS 연구자들과 직원들은 이 역사적인 공간에서 과학의 미래를 펼쳐나간다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당시 엑스포 주제였던 ‘새로운 도약에의 길’은 바로 지금 IBS가 품어야 할 정신입니다.

IBS 설립 후 대통령을 세 번 맞이했고, 담당부처도 세 번 거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기초과학 거점을 만들고 인재를 모으고, 특히 호기심으로 가득한 연구자들에게 무한한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철학과 원칙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원칙이 실현되도록 힘을 보탠 과학자, 공무원, IBS 임직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새 정부와 리더의 과학에 대한 철학이, 불확실성과 겨루는 과학과 과학자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도전을 응원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IBS 연구자 여러분!

짧은 기간에 연구단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단장님들과 각 연구단 연구원들께 새해를 맞아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IBS가 지난 6년 동안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것은 우리 연구원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해 ‘과학도시(Science Cities)’특집기사에서 IBS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었습니다.
IBS가 한국 연구정책의 방향이 경제성장에서 기초과학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관이며, IBS 발전으로 기초과학의 중심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과학의 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앞으로도 IBS가 한국 기초과학 발전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이 되도록 연구원들을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해 IBS는 9개 연구단을 대상으로 첫 연구단 성과평가를 실시하였습니다.
해외석학 37명을 포함하여 평가위원 66명이 참여하였으며 서면평가, 현장방문평가, 종합평가 등 3단계에 걸쳐 총 8개월간의 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기초과학 연구에 대해 질적평가를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은 매우 뜻깊습니다.
IBS가 시도한 동료평가(Peer-Review) 방식은 우리나라 평가 문화를 양에서 질로 전환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석학들로부터 9개 연구단 모두 세계적 수준에 있음을 인정받은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일부 연구단은 세계적 연구그룹 보다 앞선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IBS가 추구하는 집단연구를 더 활성화하고 연구단의 연구 그룹 간 협력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도 안게 되었습니다.
여성과학자를 키우는 일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사랑하는 IBS 가족 여러분!

IBS는 2013년~2017년 5개년 계획에서 목표로 내세웠던‘국가 기초과학 거점 조성’은 국내외에서 인정할 만큼 성공적으로 달성하였습니다.
연구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기초과학 리더로서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2012~2017년의 인용영향력(1.81), 피인용상위 1% 논문 비율(4.7%), 피인용 상위 10% 논문 비율(22.09%) 등은 세계적 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플랑크 협회, 일본 이화학 연구소,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보다 우수합니다.
단장님들이 세계적 과학상을 수상하거나 저명한 국제학술단체 회원으로 선정된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영 사이언티스트 펠로십(YSF)으로 젊은 연구자들에게 독립적인 연구기회를 부여했고, 세계적 석학들과 국내 연구자들이 함께 지식을 교류하는‘IBS 콘퍼런스’시리즈로 연구커뮤니티 발전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2018년부터 5년을 이어갈 새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다음 5년간의 목표는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이후 IBS는 세계 기초과학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입니다.
저는 우선 집단연구 체제를 더 튼튼히 하여 ‘팀 사이언스’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IBS라서 할 수 있는 모험과 그에 따르는 뜻밖의 성과는 점점 뚜렷해 질 것입니다.
또 본원을 중심으로 연구단을 확대할 것이며, 연구단 형태를 다양화하여 잠재력 있는 젊은 과학자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제도를 실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과감한 질문을 던지고, 위험한 모험에 나서고, 지식의 경계와 한계를 허물 수 있는 탐험가들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연구원의 개방성유동성도 꾸준히 높일 것입니다. 인재들이 끊임없이 연구원에 흘러들고, 성장하여, 확산할 수 있도록 하여, 국가 기초과학 생태계를 크게 키우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 투자에서 그 규모가 역사상 초유라 할 중이온 가속기 건설구축 사업은 이제 장치R&D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장치구축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얼마 전 산소중이온빔 초전도가속시험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왔습니다.
기초과학에 크게 투자한 국민과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고 과학의 진보와 인류 삶에 공헌하도록,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장치와 시설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가속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 그룹을 키우는 데도 노력을 기울 것입니다.

IBS 연구단을 운영하는 데도 역시 큰 국가예산이 들어갑니다.
그만큼 IBS 연구자와 모든 직원들은 늘 사명감을 안고, 최고를 넘어서고자 노력해야합니다.
저 역시 도전과 책임의 최전선에 항상 서 있겠습니다.


IBS 가족 여러분!

2018년은 새로 마련한 본원 연구원을 거점으로 삼아 IBS가 세계적 연구기관으로서의 비전을 선포하는 첫 해가 될 것입니다.
가슴 벅찬 희망과 뜨거운 소망을 경영진과 직원, 또는 연구자와 행정·기술 인력 모두가 함께 나눈다면 IBS는 여러분의 멋진 일터가 될 것입니다.
올 한해 어떤 한계든 뛰어넘는 큰 도약을 이루어봅시다. 마지막으로, 새해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월 2일

기초과학연구원장
김   두   철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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